에르메스 켈리백 구매 생생 후기 -2-
에르메스 켈리백을 구매하게된 그 두번째 이야기입니다.
첫 글의 분량이 너무 짧다는 피드백이 많았는데, 이 글의 내용상 어쩔수없었음을 미리 양해 말씀드리며… 이번 편은 분량 조절에 실패하는 한이 있더라도 쭉 써보겠습니다!
나도 버킨 켈리가 갖고 싶다!
저번 포스팅에서 바짝 달린 이야기까지 했던 것 같은데요.
그렇게 세상 물정 모르고 달리고 나니 없던 용기가 샘솟은건지 제가 먼저 요구했습니다.
이정도면 줄만하지않나요? 하고 말이죠…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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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 직원분 응대 없어도 시도때도 없이 가서 열심히 샀다! 나도 버킨 켈리를 받고 싶다!
왜냐면 뭔가 도저히 먼저 오퍼를 받을 수 있을거 같지 않았기 때문이랄까요…
얼굴 본지가 너무 오래되서 기억에서 잊혀진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에…
그러면서 혹시나 실적이 부족하다고 하려나 싶어서 더 필요하면 편하게 이야기해달라고까지 했어요.
이게 사람 마음이 참 그렇더라고요. 거의 대부분의 에르메스 고객들은 버킨이나 켈리백을 구매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제품을 사면서 실적을 채울텐데…
아예 처음부터 매장에서 실적 쌓는다고 쓸 돈으로 웃돈 주고 리셀 제품을 사는게 아닌 이상은 일단 시작했으면 받긴 해야되는게 아닌가 하는 그런 마음… 많이들 공감하시리라 생각합니다.
어떤 이유에서든 받을걸 받지 못하면 뭐랄까 밑 빠진 독에 물 부은건가 싶은 그런 허무함… 그 갈림길에서 나름대로 굉장한 고민을 했던 것 같아요.
지금 와서 떠올려보면 누구 말마따나 그냥 차라리 리셀샵에 가서 원하는 가방, 원하는 스펙으로 그냥 프리미엄 주고 새 상품 사오는게 낫지않나 하는 생각도 안해본건 아닌데요. 그냥 단순히 가방만 필요해서 에르메스에 입문한게 아니라 제가 좋아하는 옷이든 뭐든 경험하면서 자연스럽게 따라오는거라고 몇번씩 마음을 고쳐먹곤 했던 시기였던 것 같습니다.
여튼 저렇게 연락을 하고 나서, 다음 날 기다렸어요.
바쁘셨는지 연락이 없더라구요. 뭐 저도 현생 사느라 바빠서 그냥 그러려니하고 있다가 주말이 돼서 한번 더 물어봤습니다.
에르메스 생활 내내 몇 번 안되는 담당 직원과의 전화통화
위의 카톡 내용 캡처본과 같은 크기로 올리려고 했더니 너무 작아서 보이질 않는 것 같네요.
여튼 저렇게 다시 물어봤더니 전화 통화 괜찮냐고 해서 통화를 했어요. 1년여 되는 시간 동안 통화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게 한것 같은데 그중 한번이었습니다.
요약 아닌 요약을 하자면 이렇습니다.
직원 : 원하시는 가방이 있냐?
나 : 버킨이나 켈리를 구매하고 싶은데 구체적인 스펙은 아내에게 한번 물어봐야될것 같다.
직원 : 버킨백은 대기가 많아서 오래 기다려주셔야한다. 켈리도 25 사이즈는 대기가 좀 있다.
나 : 버킨은 보통 얼마나 기다려야되냐? 말씀드렸다시피 결혼기념일 선물로 구하는거라 시일이 너무 오래 걸리는건 부담이 있다.
직원 : 오래 기다리시는 분들은 2~3년씩도 기다리시는 분들이 있다.
나 : (뜨악) 그럼 뭐가 상대적으로 좀 덜 기다리고도 받을수 있겠냐?
직원 : 켈리 28 에토프 컬러는 어떻냐?
나 : 에토프… 집에 온통 에토프 천국이라 좀 그렇긴 한데… 집사람에게 한번 물어보고 다시 말씀드리겠다.
직원 : 말씀 나눠보시고 다시 연락 달라.
이렇게 통화가 끝났는데요.
우선 안된다 택도 없다 이야기가 아니었음에 안도하며 통화를 했는데… 글쎄 버킨 25는 뭐 2~3년씩 기다리는 사람도 있다지 뭐에요… 이게 맞습니까??
그래 뭐 버킨이든 켈리든 뭐가 됐든 다 좋다 이거에요.
근데 컬러를 또 에토프를 던져주기에 아내에게 말했더니 에토프는 이제 그만 있어도 될것 같다더라고요… 사실 제 속마음은 뭐가 됐든 일찍 줄수 있다는거 빨리 받고 치워버리고 싶다긴 했거든요.
그런데 뭐 제가 들고 다닐 것도 아니고… 쓸 사람의 취향이 반영되어야 하는 문제이다보니 일단 에토프는 거절을 했었습니다.
에토프도 그때는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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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게 무슨 말인가요…
8월 초에 처음 이야기 꺼내면서 8월 말 결혼기념일 선물로 구하려고 한다! 라고 이야기했었는데… 앞에서 8월 말엔 안된다고 하긴 했지만…
그나마 빨리 받을 수 있는게 켈리 에토프일것 같다고 해서 8월말에 에토프는 받을 수 있냐고 물어봤는데…
에토프도 그때는 안됩니다
두둥… 완전 좌절 ㅎㅎㅎ 아니 그럼 대체 언제 된다는거야… 어차피 물어봐봤자 입고 시기는 알수가 없습니다. 할게 뻔하고…
진짜 답답하더라고요… 그렇다고 아예 손 놓고 있을순 없고… 그래서 물어봤어요…
뭐라고 대답할지 뻔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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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히 을이 되어버린 나…
에토프 언제 되는지 물어봐달라고 한거… 거짓말이었어요…
그냥 제가 궁금해서 물어본거에요… 아내는 에토프는 생각도 안하고 있었어요 아예…
그랬는데 들어오면 연락 주겠다 업무중이니 귀찮게 하지말라고 칼차단…
그 뒤로 뭐 말을 할수가 없더라구요…
그래서 저러고 말았습니다 일단은… 저 따봉은 언제 봐도 너무 슬퍼보이네요…
지금이야 웃으면서 이렇게 회상하고 있지만… 저때 심정은 진짜ㅎㅎㅎ
후… 피지도 않는 담배가 갑자기 땡기는…ㅎㅎ;;;
조금 쉬어가도 될까요…?
다음 편이 아마 첫 쿼터 이야기 마지막 편입니다.
저런 상황인데도 어떻게 8월 말에 받게 되었는지… 써보려고 해요.
제 가방 산 이야기는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면 쓰고 아님 말려고요~ 남자 가방이라..
그럼 다음 이야기에서 다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