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번 포스팅은 저의 분신과도 같은 존재가 되어버린 에르메스 버킨 40사이즈를 1달 동안 실사용해본 후기를 공유해드리려고 합니다.
구매하게 된 이야기에 대해서도 서두에 조금 언급을 할텐데 이전에 했던 포스팅들만큼은 레퍼런스가 많지 않아서 썰 위주로 알려드리려고 해요.
제가 지금까지 살면서 사용해본 가방 중 만족도가 최상 중의 최상이다 라는 결론부터 말씀드리며 한번 시작해보겠습니다.
에르메스 버킨 40, 니가 그렇게 잘 나가?
제 가방을 구매하기 전에 첫 쿼터백으로 아내의 켈리 28사이즈 가방을 받았었어요.
사실 에르메스 입문하던 순간부터 마음 속으로만 생각하고 있던 목표를 달성하면서 살짝 소강 상태가 왔었는데요. 아내도 딱히 다른 가방에 욕심을 보이지 않았고, 있을 건 다 있는거 같다 생각하는듯 하였어요.
그래서 자연스레 제 가방으로 눈을 돌리게 되었고, 에르메스 남자 가방은 버킨 40이 최고라는 이야기들을 주위에서 많이 들어왔었기 때문에 막연한 궁금증과 호기심만 있는 상황이었죠.
인스타그램이나 네이버 까페 등에서 40 사이즈를 들고 있는 사람들의 사진을 시도때도없이 찾아보고 하면서 버킨 앓이가 시작되었던 것 같습니다.
8월에 첫 쿼터를 받았고, 10월 즈음해서 버킨병이 극에 달했었지 않나 싶습니다.
그래서 아내가 저를 위해 매장의 담당 직원에게 어필을 했어요.
색상, 가죽 종류 아무 상관 없다 40 사이즈면 무조건 오케이라고 했더니 처음에는 조세호씨의 가방으로 더 잘 알려져있는 오타크루와도 괜찮냐고 하기에 사실 hac 버킨보다 일반 40 사이즈 버킨이 더 좋았어서 대충 얼버무렸었는데요.
담당 직원분 말씀이, 색상은 블랙, 골드, 에토프 같은 뉴트럴 컬러가 수요가 많기 때문에 더 많이 들어온다 라고 하시더라고요. 사실 저는 이게 좀 의외였어요. 높은 수요로 인해서 뉴트럴 컬러를 구하기가 더 어려울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가방 주문을 1년에 1월과 7월, 2차례 하는데 그렇게 본사 승인을 받으면 길면 1년 안에 매장에 입고가 되는 식이라고 하더라구요.
근데 그러면 뜬금없이 받는 경우는 대체 뭘까 싶긴 했는데 뭐 꼭 고객의 요청에 의해서만 가방을 주문하는건 아닐테니 그건 딱히 문제가 아닐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10월 초에 어필해서 기다리시면 연락 드릴게요 하는 말을 듣고 1달 즈음 지난 11월 중순에 가방을 구매하였습니다. 버킨 40 구매까지 가방을 제외한 실적은 블로그 내 포럼에 기록해두었어요.
제가 구매한 가방은 버킨 40 사이즈 토고 가죽 블랙 금장이었구요. 에르메스 버킨백 가격은 1985만원이었습니다. (2023년 기준)
그렇게 영접하게 된 버킨은 역시 명불허전이더라구요. 왜 버킨 버킨 하는지 한번에 이해할 수 있게 되었어요.
우리 집에 온걸 환영해, 버킨!
데리고 오자마자, 집에 있던 트윌리를 하나 감아주고, BKC 가족 사진을 찍어줬습니다.
트윌리도 같이 사려고 하면 몇십만원인데… 집에 있는거 재활용했더니 돈 아낀 기분이라 너무 행복했어요 ㅎㅎ
그리고 원래 가방을 갖기전부터도 버킨을 사면 날달말도 꼭 달아주고 싶었는데, 그것도 날개는 꼭 있어야하고… 미듐 사이즈에 올 블랙이었으면 했어요.
위시가 이렇게 확실하다보니 매장에서 당장에 구할수는 없었고, 입고 되면 꼭 연락 주세요! 하고 돌아나왔거든요.
그러고 거래가 가능한 중고나라, 번개장터, 시크먼트 까페 등등에 구매하고 싶다는 글도 올려놓고 이베이도 몇날 며칠을 검색해보고 했었는데 진짜 사기꾼들만 신나게 꼬이더라고요… 나 참 어이가 없어서 ㅎㅎㅎ
누굴 호구로 아는건지…ㅋㅋㅋ 다행히 사기꾼들의 마수에 걸려들지 않고 결국엔 리셀 매장에서 아예 신품은 아니고 중고품 중 상대적으로 상태가 양호한 녀석으로 사버렸어요… 매장에서 받는건 진짜 기약이 없을것 같아서ㅠㅎㅎ
구매했더니 요렇게 택이 붙어서 오더라구요…ㅎㅎ 버킨 40 사이즈 백에 날달말은 mm이 딱입니다 진짜. pm은 너무 작은 느낌이구요. gm은 달아본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어요.
여튼 이렇게 트윌리와 날달말까지 제 상상 속의 버킨백 데코레이션을 모두 마치고 열심히 들고 다니기 시작합니다.
키 184cm / 몸무게 79kg 남성 버킨 40 착장
사이즈 감이 저렇게 나와요.
남성분들은 40 사이즈가 딱이라고 하는 이유가 30을 들기엔 진짜 너무 작을거 같고 35는 애매한거 같은 느낌이었거든요.
사실 35 사이즈를 리셀샵에 가서 한번 들어보고 느낌을 보고 싶었는데 지방 거주민의 한계로 35는 구경도 못해보고 40으로 결정한건데 잘했다 싶더라구요.
제가 이전 포스팅에 올렸던 형의 착샷도 보시면 아시겠지만 키 170cm 초반대의 체구에도 전혀 위화감이 없답니다. 링크를 참고하시면 될것 같아요.
버킨에 관심 있으신 남성 분들 많이 계신데 자신있게 권합니다. 40으로 구매하시길…ㅎ
수납과 쓰임새
가방을 모시고 살려고 구매한게 아닌 이상 잘 활용해야할텐데요.
아내의 가방이 아웃 스티치에 엡송 셀리에라서 각이 딱 잡혀있는 느낌이라 켈리백에 너무 찰떡이다 생각하고 있었고 저도 그런 각잡힌 느낌에 호감을 가지고 있었는데요.
토고 가죽 버킨을 받아보니 정말 수납도 너무 뛰어나고 부드럽고 내구성도 강한 것 같고 단점이 안보이는 것 같아요.
버킨백 착샷을 인스타 등에서 검색하다보면 외국의 셀럽들이 굉장히 편하게 들고 다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는데요.
이렇게 자연스럽게 에이징된 모습을 제 가방도 가지게 됐으면 싶어서 최대한 편안하게 사용하려고 마인드컨트롤 하고 있어요.
한두푼 하는것도 아닌걸 의도적으로 막 굴리겠다 뭐 이런건 아니지만 그래도 전전긍긍 모시며 살고 싶진 않아서 최대한 용도에 맞게 써야지,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 스파 서비스 맡기면 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과 함께…ㅎ
그래서인지 지금 한달 밖에 되지 않았지만 사용 흔적이 곳곳에 보이고 있습니다.
저희 집에 이제 갓 돌 지난 아이가 있거든요. 제 가방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버클을 그렇게 잡고 빨고 싶어하네요. 그래서 몇번 방심하고 있었더니 빼앗긴 일이 있어서 단단한 앞니로 갉은 자국이 있구요.
보이시나요…?ㅎㅎ 정말 야무지게도 갉아놨죠…? 나중에 스파 받을때 하드웨어 교체 하도록 하겠습니다…ㅠㅠㅋㅋㅋㅋ
그리고 아내의 가방은 켈리 28사이즈라 아이와 함께 외출할때는 기저귀 가방을 따로 챙겨야만 했는데요. 애초에 셀리에라서 수납력이 그리 좋진 않아요. 28사이즈임에도 불구하고…
하지만 저의 버킨은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바아로 기저귀 가방으로 변신 가능!
(이럴때 갉았나보죠…?ㅋㅋㅋㅋ 동대구였나… 기차역에서…)
요렇게… 기저귀, 물티슈, 간식, 우유, 여분옷 등등 다 집어넣어도 아주 충분한 수납력!!!
혼자 애 데리고 외출해본 적이 있는데 기저귀가방을 따로 챙길 필요가 없더라구요. 토고 가죽 짱짱!!
아 물론 이너백을 썼음에도 그냥 막 대충 들고 다니면 약간 각이 무너진것 같다거나 늘어난것 같은 느낌, 있을 수 있어요! 하지만 아무렴 어떻습니까…
저정도면 수납력 충분히 증명되었죠…ㅋㅋㅋ
그런데 단점은 좀 무거워요… 가방 자체 무게도 있는데(평소엔 핸드폰 충전기, 태블릿, 지갑, 차키 정도 넣어다님) 계속 들고 다니다보면 결코 가볍진 않아서 손을 바꿔주는 일이 생기거든요.
저렇게 기저귀가방으로 쓸때는 유모차가 필수입니다 ㅎㅎㅎ;;;
제가 생각할때 무게가 유일한 단점이 아닌가 싶어요.
하지만 장점들이 그 단점을 상쇄하기에 차고 넘친다는 것!
그리고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남성분들 비즈니스 복장에 서류가방 용도로도 굉장히 좋습니다. 컬러는 저는 블랙이 좋은데 그건 아마 취향 차이가 있겠죠?ㅎㅎ
그래서 결론은 뭐다? 에르메스 남자 가방으로 버킨 40, 강추다!!!
에르메스 버킨 사용 후기 3줄 요약
- 수납력 굉장히 좋음(가죽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토고 가죽은 상대적으로 편안한 느낌도 줌)
- 유일한 단점, 다소 무거움
- 자동차에 하차감이 있듯… 에르메스 가방… 그것도 버킨… 거기에 40 사이즈… 백화점 들고 다니다보면 꼭 한두명씩 가방 쳐다보는 사람 있음;;;ㅎㅎ